과당경쟁, 호객행위, 무면허자 고용 등 무질서 행위 바로잡는 변화 목소리 높아 중저가 패션안경 등 지역특성 살린 차별화 상생협력 통해 과거 명성 되찾아야 중론
중앙로 주변을 중심으로 안경원이 밀집된 서울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이 과당경쟁과 무질서에서 벗어나 상생협력과 변화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서울시와 중소기업청, 신세계 등이 서울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만들기로 한 가운데 안경 메카 남대문 안경 상권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와 중구, 중소기업청과 신세계 및 남대문 상인연합회는 지난달 24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남대문시장 주변을 새로운 한류 관광타운으로 조성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인기 관광코스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명동~남대문~남산을 잇는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현재의 2배인 연간 7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3년간 중기청이 25억원, 서울시.중구가 각 12억5000만원, 신세계가 15억원 등 총 65억원을 투입한다.
남대문시장상인회도 시장의 숨은 명품과 명물, 명인 등 콘텐츠를 발굴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시설을 늘리는 등 힘을 보탠다.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남대문시장은 현재 1만2000여개 점포에서 안경과 액세서리, 시계, 의류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까지 1700개 품목을 판다. 하루 소비자가 40만명, 관광객도 1만명이 넘는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 남대문시장은 2007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 중 56.9%가 찾는 곳으로 명동에 이어 2위였지만 2013년(38.6%) 5위로 밀렸다. 노후된 시설과 불친절, 바가지요금 탓이다. 지난해 총방문객은 318만명으로 명동(886만명)과 동대문시장(707만명)에 크게 밀려 침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남대문 시장의 변화 바람에 맞춰 남대문 지역의 안경원들도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대문 지역은 국내 안경 유통시장의 메카로 상징성을 갖는 동시에 과거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로 다른 지역에 비해 싸다는 소문이 나면서 안경원 시장에서도 중심 역할을 해왔다.
또한 중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들이 관광코스로 남대문을 찾으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도 적지 않았던 곳이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이었다.
이런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최근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면서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남대문 지역 한 안경원 원장은 "최근 몇 년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메르스 여파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50%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과거와 같이 가격경쟁력이나 쇼핑객, 외국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 특성도 사라져 가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에 지역 안경원들간 과당경쟁과 이로 인한 상호불신으로 업계 질서까지 무너지고 있다"며 "일부 안경원들의 호객 행위와 무면허 직원 고용 등 기본적인 업권과 질서도 무너지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남대문 지역에서의 호객행위와 무면허 직원 고용은 업계에서 비밀 아닌 비밀로 오랜 시간 지속돼 왔으며 현재도 지역의 상권을 위협하는 질서문란과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에 일부에서는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이 지금이라도 잘못된 상권질서를 바로잡고 상생협력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대문의 또다른 안경원 원장은 "안경사 단독법이나, 의무휴일제도 필요하지만 지금 안경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과당경쟁과 무질서를 없애고 상생협력과 공존발전의 길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이라며 "돈과 힘의 질서가 판치는 장사꾼이 아닌 안보건 전문인으로서 안경사로서 변화하는 모습을 남대문이 먼저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일부의 변화 목소리는 안경업계에서 남대문이 가지는 상징성에 더해 무너져가는 안경업계의 질서 확립에 남대문이 모범이 돼야 한다는 업계의 바람으로 해석된다.
인근의 명동 지역 안경원들이 백화점이나 면세점의 선글라스 판매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중저가 패션 안경을 선호하는 젊은층 고객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듯, 남대문도 과거의 명성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 정부기관, 대기업이 나서 남대문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변모시키는 것과 맞물려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상생협력을 통해 남대문 지역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객행위가 판치는 과당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하우스브랜드 전문점이나 중저가 패션안경 전문점 등 각 안경원의 특성을 살리려는 노력과 함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남대문 지역 안경원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