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 넘어 ‘감성’이 주가 되는 시대<br />기본적인 품질과 서비스가 전제 되어야<br />감성을 자극해 소비를 확대시키려는 전략<br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입점된 브랜드 리사로체<br />구은혜 작가가 스케치한 그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안경원을 비롯, 국내 자영업자들의 속은 갈수록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전략적인 마케팅과 차별화된 기획만이 살아남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본지는 차별화된 마케팅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를 살펴본 후 이를 바탕으로 안경원의 고객 확보 및 매출 증대를 위해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3회에 걸쳐 연재할 방침이다.. <편집자 주>

첫번째 주제는 감성 마케팅이다. 한때 소비자의 심리 상태와 감정을 교묘하게 이용해 판매량을 늘렸던 심리 마케팅이 확산돼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즉 소비자가 인식하지 않아도 감정이 유발될 수 있다는 심리학 이론을 마케팅에 응용한 기법이다. 소비자들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대부분 마케팅 기법에 속아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다.

상술에 넘어가는 것이다. 심리 마케팅을 잘 이용해 햄버거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기업이 바로 맥도널드다.

맥도널드의 성공은 맛도 맛이지만 교묘한 응대가 한몫했다. 한 예로 아시아 지역 맥도널드 매장의 카운터 높이는 대부분 72㎝이다. 이는 고객이 호주머니에서 가장 쉽고 편안하게 돈을 꺼낼 수 있는 높이다. 지금은 심리 마케팅을 한 단계 넘어 감성 마케팅이 주가 돼야 할 시대다. 이제 품질과 기능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의 구매요인이 기능이나 편리함에서 즐거움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판매기법으로 감성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감성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주얼리 업체 리사로체가 그 예다.

모빌스톤 작가이자 리사로체 구은혜 마케팅 팀장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여유가 없다. 우리 상품이 있는 공간에는 항상 음악을 틀어 놓았다. 여기에 있는 동안 심리적인 여유를 가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런 판매기법을 도입한 후 매출이 눈에 띄게 신장했다. 앞으로도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은혜 팀장은 "단순히 음악만 틀어 놓았다고 해서 매출이 올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날 날씨에 따라, 방문하는 손님들에 따라, 시간대 따라 전략이 필요하다. 제품을 만들 때 단순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제품'에 '가치'를 담아 고객에게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전했다.

제품의 질이나 구성, 가격뿐 아니라 청각·후각·시각 등의 감성적인 요소를 자극해 소비를 확대시켜려는 '감성 마케팅' 전략이다.

리사로체 류원웅 대표는 "이런 전략이 통했는지 리사로체 브랜드를 론칭한 지 4개월 만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입점하게 됐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바로 매출과도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또 고객에게 선택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이미지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뜻한다"며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그 기업이 내놓은 상품과 사람이 지닌 오감 중의 하나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성 마케팅이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감성 마케팅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오해도 많다. 가장 큰 오해는 감성 마케팅이 매출 증대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감성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상품의 품질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90년대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투자로 문을 연 음식점 '플래닛 할리우드'를 기억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할리우드를 테마로 한 플래닛 할리우드는 브루스 윌리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터 스탤론 등 쟁쟁한 스타들이 대거 투자해 오픈 당시 화제를 크게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이 떠들썩한 브랜드는 10년이 채 안돼 도산하고 말았다. 화려한 인테리어에서 뿜어 나오는 감성적 요소들은 충분했지만 문제는 음식 맛이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에서 고객의 감성을 겨냥한 감성 마케팅을 한다면 매우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핵심은 감성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안경원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품질과 서비스조차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감성 마케팅으로 매출을 증대시키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jun7564@fneyefocus.com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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