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종석 서울시안경사회 회장

기고문- 김종석
인간이 왜 인간인가. 이성이 지배하고 배려와 동료의식, 함께 사는 공동체적 의식이 가능하고 존재하기에 인간이며 만물을 지배하는 영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산업분야이든 그 속에 규칙이나 규정 외에도 지켜야 할 묵시적 룰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본다.

지금의 우리 안경계는 어떠한가. 곳곳에서 마치 내일이 없는 듯한 막장적 가격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말로는 국민의 안 보건과 시력 보건을 책임지는 지킴이라고 하며 싸구려 장돌뱅이보다도 못한 행위로 대한민국 자랑인 4만 안경사들의 위상을 더욱 떨어트리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왜? 터무니 없는 할인 행위에 심지어 원가 판매라는 말도 안 되는 용어까지 사용해 고객을 호도하고 있다.

매출이 오른다면 그렇게 못할 안경원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이 있는 삶의 터전에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기 위해 단지 자제할 뿐이다. 모두가 함께 죽는 것을 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일시적인 이득이, 자기가 개발하고 연구한 경쟁적 무기가 아니고 이웃과 동료를 밟고 빼앗듯이 득하는 이익이 과연 우리의 삶에 얼마나 떳떳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안경사들은 이 사회에서 참으로 소중한 위치에 있는 존재들이다. 천 냥의 몸 중 구백 냥을 차지한다는 너무도 소중한 눈을 다루고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을 밝게 해주는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한다. 이는 안경사, 우리 스스로가 하기에 따라 사회 속에서 존경받고 존중받는 직업으로 얼마든지 승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어떠한 경로로 제품을 조달받고 이단적 행위를 하는지는 모르나 정상적인 노력과 정성으로 가치를 얻는다면 설령 매출 실적이 낮더라도 그만큼의 충분한 부가가치는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는 느낌으로 구매하고 산 고객이 아닌 안경사의 실력과 능력을 보고 안경을 맞춘 고객이야말로 진정한 단골 고객이 아니겠는가.

대한안경사협회나 각 시도 안경사회는, 제재 규정이 명백하지 않고 애매함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파괴적 영업행위를 계속한다면 이를 언제까지나 묵과할 수는 없다고 본다. 동업자 이전에 우리의 사회적 가치를 떨어트리고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행위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는 인터넷 판매에 대한 규제완화 움직임 그리고 편의점에의 판매 허용 등 이렇게 현실을 도외시하고 전문가 단체들의 입장을 외면하려는 외부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우리가 똘똘 뭉쳐 업권을 수호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할 때다.

아직은 미약한 우리의 힘인데 우리 스스로 분열하고 이전투구를 벌인다며 외부에서는 우리를 더욱 더 오합지졸로 보고 더 쉽게 흔들려 할 것이다. 이기적인 의미의 지킴이 아니라 한 분야의 경쟁력 높은 발전과 질을 높이기 위한 명분 있는 단결과 단합으로 미래 세대들에게 정말 떳떳한 선배들로 남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심지어 100세 시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또 사오정이라는 말도 있다.

안경사는 전문직이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정확한 처방의 누진다초점렌즈를 착용하고 70세 넘어서 그 이상도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전문가로서의 가치와 위상을 높인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전국 4만 동료 안경사들에게 호소한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올해보다는 더 나은 내년이 되도록 미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발전하는 안경계를 만드는 데, 깨끗한 유통질서가 확립되는 데에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저작권자 © fn아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