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김종석


<기고> 김종석 서울시안경사회 회장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3.5%이고 청년 실업률은 7.9%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직 등을 포함한다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과거 한시절 말단 공무원이나 교사 등 박봉의 월급쟁이들 인기가 매우 낮은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평균수명이 길어진 지금은 오랫동안 일할 자리가 필요하다.

나 역시 한때는 매우 열악하고 큰 부를 가져다주지도 못하는 내 직업에 대해 후회도 하고 아쉬움을 가지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안경사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검안과 판매·조제·가공을 다할 수 있고 게다가 콘택트렌즈 판매까지 거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국가가 발급하고 증명하는 전문가들이다. 정년도 없고 본인의 능력만 되면 적성검사 등의 과정으로 회수하지도 않는다. 고도수의 사람들은 안경을 착용하지 않으면 반은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의 광명을 안경사들만이 찾아준다. 이 자격을 정부가 보증해주고 지켜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그런데 과연, 우리는 거친 멍석이 아니라 깔아준 양탄자에서 무엇을 지향하고 우리 직업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100위가 넘는 것으로 나온다. 소득이 3만달러를 향해가고 있고 국가의 경제적 경쟁력이 10위권을 향하고 있는데 왜 그럴까.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지 못할 정도로 급속 성장한 경제발전의 후유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너무도 어려운 시절을 겪은 세대와 풍요의 세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추구하는 이상이 큰 차이가 있어서는 아닐까. 분야별 발전은 자의적이고 자생적으로 갖춰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우리 안경계, 분명 어려운 여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측면으로 볼 때 라식·라섹 등의 수술로 부가가치가 높을 수 있는 많은 고도수의 안경착용자가 이탈되는 것은 발달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국민에게는 양질의 서비스와 안경사들에게는 안정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안경원의 적정 숫자는 인구 7000명 정도에 1개 정도로 조사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안경원은 약 9000개로 안경원 숫자로는 상당한 공급 과잉인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인해 낯 뜨거운 허위 과장성 광고가 난무한다. 이래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하루 잘 먹자고 내일은 굶는 선택은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동체적 의식이 필요할 때다. 안경사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임해보자. 개인적로도 분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본다. 지역 수준에 맞는 검안시스탬, 상품 구색, 인테리어, 최상의 서비스 등 나만의 경쟁력을 개발해 오히려 객단가를 올리고 객당 부가가치를 높여 노동력은 줄이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우리도 경쟁력을 갖추고 사회적 변화에 발맞추는 것만이 함께 사는 길이다. 많은 안경사가 가업 승계의 일환으로 2세들에게 안경을 전공시키고 있다. 대한민국 인구의 60% 정도가 안경을 착용한다고 조사된다. 다시 사회 속에서의 안경사들의 위치를 조명해본다. 그래도 괜찮지 않은가. 지금의 심각한 불황은 자영업자들에게 유독 심하지만 이 역시 안경계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현상이다. 너무 낙심만 말고 1명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며 견뎌 나가자.

한 번 구매하면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을 착용하는 것이 안경이다. 많은 사람이 매일 갈아입는 옷은 수십만원짜리를 쉽게 구입한다. 그에 비해 매일 착용하고 다니며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안경인데 그저 몇만원짜리도 비싸다고 깎으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가치를 인식시키고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고 우리는 최상의 부가가치를 얻도록 노력하자. 위치나 자리는 누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기에 오늘도 희망을 가져본다. 조금씩만 양보하며 조금씩 의식을 바꾸어 나가자. 자부심을 스스로 확립해 지키고 키워보자고 제안한다. 안경! 우리가 잘 가꾼다면 그래도 괜찮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위안해보며 오늘도 신바람나는 하루들을 기대해본다.

김 종 석 서울시안경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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