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원규 아이젠트리 인천 청라점 대표 안경사

완벽하게 조립된 안경 고객이 만족할때 뿌듯

아이젠트리 안경사
【 인천=전시현 기자】 바야흐로 호모 헌드레드 시대(인간 평균수명 100세 시대)다.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이나 고연봉을 보장하는 대기업 취업을 선망하는 시절도 지났다.

백세시대에 내 일만큼 남부럽지 않게 '100세까지 할 수 있노라'라며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아이젠트리 인천 청라점 대표 박원규(사진) 안경사다.

지난 3일 특집 '2016년 대한민국 국제 안경광학 대전' 진행에 앞서 박원규 안경사를 만나 그가 지닌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수많은 직업 중에 안경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1996년 때다. 벌써 15년 전이다. 대학 입학시험에 떨어진 후 후기 대학은 원서도 넣지도 않고 방황할 때가 있었다. 친구 아버지가 안경원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 모습이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그날 바로 동남보건대학교 안경광학과 원서를 사서 접수했다. 한순간의 결정이 평생의 직업이 될 줄이랴. 요즘 시대에 평생 직장이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나한테 '안경사'는 평생직업이다. 앞으로 30~40년은 계속 할 수 있을 듯 싶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다.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닐텐데.

▲맞다.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다. 만만히 봐서는 절대 안된다. 면허증만 있다고 해서 안경사가 되는 게 아니다. 적성도 맞아야 하며, 안경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서도 꾸준한 노력과 공부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그러한 직업이 바로 안경사다. 안경사는 준의료인이다. 단지 안경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다. 안경사는 준의료인으로서 지켜야 할 일이 많다. 때문에 현실은 준의료인으로 지켜야 할 선을 잘 지키고 있는지 판단하며, 그 판단 기준에 냉혹하다. 또 다른 현실 세계는 대형 안경체인들이 넘쳐나고, 가격파괴 등을 외치다며 보니 생활면에서는 더 고달프기 짝이 없다. 그래도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하루 하루 결심한 지가 올해로 15년 째다.

―모든 일은 고되고 힘든 게 당연하다. 가장 어려운 점은.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못한다는 것. 보통 주말이면 아이들과 놀이동산도 가고 맛있기로 소문난 레스토랑도 가고 싶다. 또 지인들 결혼식이나 돌잔치도 가야 하는데 매번 축의금만 보낸다. 15년 넘게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매장에서 일을 하니 항상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일자체에 대해 힘든 것보다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 마음이 더 크다.

―그럼에도 안경사라는 직업이 보람 있게 느껴질 때는.

▲까다로운 아주 얇은 안경테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웨어다. 그 아이웨어를 안경 렌즈와 완벽하게 조립했을 때. 완벽하게 조립된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고객이 만족하게 착용했을 때의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것을 내가 가진 것처럼 부자 된 느낌'이다.

―힘든 일은 어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나.

▲일에 대한 스트레스나 피곤함을 풀 때는 뭐니뭐니해도 사랑하는 '가족이나 동료'와 있을 때다. 아이들의 재롱떠는 모습도 하루의 피로를 가시게 하고, 동료와 어물없이 하는 술한잔이 쌓인 스트레스를 없앤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닌가.

―지난 1월에 프랜차이즈 아이젠트리 인천 청라점을 오픈했다. 아이젠트리를 선택한 이유는.

▲인테리어와 아이젠트리만이 가질 수 있는 아이웨어 브랜드다. 기존에 다른 상호를 사용했다. 안경원 상호로 고민할 때쯤 아이젠트리 안경원 인테리어는 누가 봐도 들어가고 싶게끔 한다. 본사에 찾아가 상담받은 후, 다시 한번 아이젠트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또 안경사로서 욕심나는 브랜드가 꽤 있었다. 인테리어도 좋지만 아이젠트리에 들어가는 아이웨어 브랜드가 최고급이었다. 그리고 본사 마용덕 사장님의 안경 사랑이다. 본사라고 해서 가맹점에게 강압적이거나 무턱대고 지시하지 않는다. 본사를 주축으로 화합과 발전을 도모하는 안경 프랜차이즈가 바로 아이젠트리다.

―앞으로 안경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경광학과에 입학하면 물리광학, 안경광학, 기하광학, 시기생리학, 안경학개론 등 공부할 분량이 많다.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중간에 힘들다고 포기를 한다. 가까스로 안경사 면허를 취득한 후 안경원에 취업하면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고된 업무로 또 다시 힘들다고 포기를 한다. 안경사는 준의료인으로 고객의 눈을 책임지는 직업이다. 또 안경원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맞이하는 사교성 그리고 안경원을 운영하는 경영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그야말로 안경사는 만능 재주꾼이여야 한다. 다른 어떠한 분야를 하더라도 힘든 일이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단점만 보지 않으면 된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직업이든 세상 모든 것에는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는 법이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다.

―오늘(15일)이 2016년 대한민국 국제 안경광학 대전 첫날이다. 한 말씀 한다면.

▲오늘은 안경사의 날이다. 안경사들에게 있어 축제의 날이나 다름없다. 오늘부터 행사가 끝나는 날까지 전국의 안경사들이 똘똘 뭉쳐 대한민국 안경사들의 힘을 보여 줄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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