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화장품도 날씨 예보 통해 수요 조절

황사·폭염·장마… 날씨 따라 춤추는 선글라스 매출
유통업계, 날씨 따른 매출·선호상품 등 분석
삼성전자 '황사 마케팅' 에어컨 매출 3배 늘려

<삼국지 연의>에 의하면 제갈공명에게는 바람을 부르고 비를 오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공명은 단을 쌓고 기도하여 겨울에는 거의 불지 않는 동남풍을 일으켰다.

이 풍력을 빌려 주유는 화공에 성공했고, 이것은 손권이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80만 대군을 무찌르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세계 경제의 80%가 날씨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기상정보의 전략적 활용이 기업 경쟁력 제고의 중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공명처럼 날씨를 '다스리는' 능력은 지금도 중요하다.

이제 날씨 정보는 단순히 재해예방 수단의 차원을 넘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날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주요 관심사항이 돼 날씨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해 날씨로부터 발생되는 리스크를최소화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상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날씨는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변화시키고 구매행태를 좌우해 유통 분야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된다.

특히 유통업계에서는 기상정보를 통해 날씨에 따른 매출, 소비자 구매 욕구, 선호상품 등을 분석해 날씨 특성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음료나 주류, 빙과류, 냉난방기 등과 같은 계절상품 생산업체에서는 원자재구매, 생산 및 출고량 조절, 제품진열, 광고 등에 기상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재고량을 감소시켜 손실을 극복하고 매출을 극대화해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다

■폭염과 황사, 마케팅 이용 오히려 매출 상승

폭염과 황사는 시민들에게 불편한 손님이지만,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신제품 홍보 및 마케팅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는 2010년 여름 31일 동안 최고기온이 30도 미만인 날이 24일을 넘으면, 에어컨 구매 고객에게 20만 원을 돌려준다는 날씨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그해 여름 에어컨판매가 크게 늘었고 전년 대비 40%가까이 판매량이 증가했다. 또한 2011년에도 날씨정보를 적극 활용해 4~5월의 황사 특보 발령 일수와 습도 등을 분석해 기준보다 황사가 적게 발생하면 에어컨 구매고객에게 최대 40만 원까지 돈을 돌려주는 황사 마케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배의 매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날씨 마케팅 활용은 매출 상승 및 신제품 홍보에 큰 효과를 낳았다.

■날씨 예보 자료, 마케팅 적중 사상 최고 매출 기록

한 시기에 집중 판매되는 시즌성 상품인 경우, 시즌별 판촉 전략을 수립 및 전략상품 선정.판매 계획에 장기 날씨 예보 자료는 매우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다.

㈜엘지생활건강은 2010년 추석 5개월 전부터 날씨 예보 자료를 바탕으로 추석시즌 생활용품 선물세트 생산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장마가 길어지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날씨 예보에 따라 추석 1개월 전 초기 수요 예측 수량보다 20% 증가된 수준으로 최종 생산량을 확정했다.

실제로 그 해 여름 긴 장마로 과일 가격이 전례 없이 상승했고, 이는 추석 시즌 생활용품 선물세트의 수요 증가로 이어져 전년보다 23%의 매출이 증가해 사상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날씨 예보를 바탕으로 살충제 생산 및 판매시기를 앞당겨 전년에 비해 72%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엘지생활건강 관계자는 "날씨 정보 활용 범위를 넓혀 시즌성 제품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 및 화장품 제품들에도 적용시키고 있다"고 밝혀 마케팅 의사결정에 날씨 정보의 유용함을 대변해 주고 있다.

■안경원 매출, 날씨에 따라 결정 날씨 확인은 이젠 필수

안경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여름철 필수 아이템인 선글라스의 판매량은 무더위와 함께 급증한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A안경원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선글라스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기획해 소비자에게 선봬 큰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선글라스 매출이 급증하기도 하며 봄이 지난 후에는 렌즈 매출이 오르기도 한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B안경원의 원장은 "실제적으로 봄이 지나면 선글라스나 안경 렌즈의 코팅이 벗겨지는 사례로 안경원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귀띔했다.

반면 유독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 시즌의 주요 매출인 선글라스의 판매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최근 기후화에 따른 폭설, 폭우, 태풍 등의 기상재해가 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겨주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사업의 기회로 삼고 매출 상승을 이루는 업체와 기업들이 늘고 있다.

jun7564@fneyefocus.com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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