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독자들이 잘 알다시피 현 시대적 환경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정책과 대자본 플랫폼 기업들의 상호간 필요적 이해 관계를 통해 사회적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안경업계로도 이어지며, 소중한 안경업권을 빼앗으려는 침탈적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본지와 ()대한안경사협회는 공동기획 기사를 통해 왜 안경사가 진정한 전문가로서 거듭나야 하는지, 스스로가 전문가다운 모습을 갖추고 자정의 노력을 해야만 업권 침탈을 막아낼 수 있는지 고찰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현재 안경업계의 여러 현안 중 도마 위에 가장 자주 오르는 이슈가 바로 온라인 판매다. 콘택트렌즈 뿐만이 아니라 근용안경, 도수 수경, 일반 안경까지 이름과 정부 부처 이름만 바꿔가며 오르내리고 있다.

진보든 보수든 정권을 불문하고 규제완화 이슈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망이나 기술을 내세워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의 시도 또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에는 AI 가상 피팅 서비스를 내세우며 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을 꾀하는 기획재정부의 한걸음모델 건으로 업계가 홍역을 치렀으며, 2022년에는 새 정부가 제시한 국민제안 10대 과제에도 콘택트렌즈가 오르는 등 온라인 판매에 대한 압박은 다각도로 점차 거세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에서는 안경원에서만 콘택트렌즈 판매가 가능한 현행법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이다. 이렇듯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수년간 이어진 몇 차례의 온라인 판매 이슈는 협회와 5만 안경사의 단합으로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정부와 기관의 정책 수립과 입법 발의는 결국 사회적 인식이 기반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국민이 안경사와 안경사 업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는 안경업계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콘택트렌즈 등 온라인 판매 안보건 환경에 심각한 위협

온라인 판매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품목이 바로 콘택트렌즈다. 그러나 콘택트렌즈는 각막에 직접 닿는 것으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사용법과 부작용 등에 대해 반드시 인지하고 착용해야 한다.

비위생적인 관리, 착용기간 비준수, 타인과의 공유 등의 관리 소홀은 물론, 인터넷을 통한 무분별한 제품 구입은 여러 부작용을 일으키며 눈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실제 청소년을 중심으로 미용 콘택트렌즈를 무분별하게 구입 및 착용하며 일어난 부작용이 사회문제가 되며 지난 2012년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가 전면금지 된 바 있다.

최근에 역시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가 콘택트렌즈 사용과 과불화화합물(Per-and Poly Fluoroalkyl Substances, PFAS) 노출 간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과불화화합물(Per-and Poly Fluoroalkyl Substances, PFAS)은 아웃도어 의류, 식품 포장재, 종이빨대, 프라이팬,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방수코팅제 물질군이다.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생체 내에 오래 잔류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고 불린다. 과불화화합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속에 축적돼 갑상선 질환, 고콜레스테롤혈증, 임신성 고혈압, 신장암, 정소암, 당뇨 등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단체(Mamavation)는 콘택트렌즈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로 추정되는 유기 불소가 검출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고려대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주로 많이 사용하는 20~30대 청년 인구에서 과불화화합물 노출이 부가될 가능성을 고려해 실제로 청년층의 콘택트렌즈 사용이 체내 과불화화합물 축적 농도를 높이는지 확인했다.

규제완화’, ‘경제논리는 위험한 명분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민 편의나 고용 창출을 근거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현행법이 제정된 이 취지와 우리나라의 안보건 환경은 외면한 채, 안보건 전문성과 보건복지 분야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허황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국민의 눈 건강에 심대한 위협을 끼침은 물론, 절차의 번거로움과 비용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며, 대형자본이 업계에 침투해 대부분 영세한 규모인 일선 안경원에 큰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안보건 환경의 질적 저하를 이끌어 심대한 위협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규제완화와 경제논리라는 위험한 명분으로 국민의 눈 건강을 담보하고, 국가가 인증한 안보건 전문가인 안경사의 업권을 헤집을 수는 없다. 국민 눈건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안보건 환경의 최전선에 있는 안경사들의 전문영역 또한 개혁이나 상업 논리로 침범할 수는 없다. 대한안경사협회는 콘택트렌즈, 안경 온라인 판매 결사반대의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강력하게 표명하며 앞선 수 차례의 시도를 막아냈으며, 국회, 정부, 관계부처 등 각계각층에 온라인 판매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안경사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실증특례 이슈 또한 주무부처와 이해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협회는 절대 수용 불가의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해당 건은 이용자가 콘택트렌즈를 재구매하는 경우에 한해, 최초 굴절검사를 진행한 안경원에서 시력정보가 있는 경우 이용자가 어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일정 기간 동안 구매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구매 시에도 당연히 검사를 통해 시력 변화를 체크하고, 안경사의 고지의무에 따른 설명을 듣고 그에 맞는 안전한 착용을 해야 국가가 국민의 소중한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 협회의 강경한 입장이다.

아울러 협회는 업권 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신영일 수석부회장·진영일 부산광역시 안경사회장)를 개최하고, 정부 부처, 국회, 대국민 등 다각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전국적인 반대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섰다.

관련해 지난 1221, 총리실의 실증특례 실행 발표 품목에서 콘택트렌즈가 전격 제외되며 큰 고비는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협회는 사안이 중하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진행형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권 침탈 장기전 예상 안경사 공감과 단합 필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향후 비슷한 이름의 업권 침탈 시도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법안, 정책 관련 이슈는 여러 정부기관과 이해 관계자가 얽혀 있고 장기전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협회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일선 안경사들의 단결,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다. 이중 특히 중요한 것은 단연코 내부 자정이다. , 무분별한 가격경쟁은 단절하고 업권 수호를 위한 단합이 필요하다. 안경과 콘택트렌즈가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대상에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인식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의료기기보다는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취급하는 안경사 또한 안보건 전문가보다는 판매자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권을 불문하고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유지되고 있으며, 업계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기업들은 줄을 잇고 있다. 이렇다보니 업계 내외부의 환경은 실로 아수라에 비견될 수준이다. 안경사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판매 이슈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이 지속된다면 결국 업계가 무엇을 잃게 될지는 명백하다.

()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협회장은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는 국가가 부여한 면허를 부정하고 5만 안경사와 그 가족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 양보나 타협은 있을 수 없다, “국민 안보건과 업권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즉생의 각오로 강력히 대응해 정책의 폐기를 이끌어낼 것이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협회와 함께 해 주셔야 한다. ‘나만 살면 된다거나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주의적 사고는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공멸의 요인이 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안경사는 단순히 안경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안보건 전문가라는 인식을 제고시켜서 안경과 콘택트렌즈와 관련한 분야는 안경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대체불가의 영역으로 인식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외부 세력들이 쉽게 우리의 업권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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